추억의 견문록

 

인게임 제공 시스템 '추억의 견문록' 백업용

전체 백업 X, 개인용 몇몇개만 백업해둡니다


인물

 

하이델린

더보기

 

행성 '아이테리스'의 운행을 관장하는 자, 즉 '별의 의지'로 여겨지던 존재.

 

예로부터 '초월하는 힘'이라는 능력을 지닌 자에게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현상이 보고된 바 있다. 개중에는 거대한 크리스탈이 있는 공간으로 불려갔다고 증언한 자도 있었다. 그 증언에 따라, 언제부터인가 거대한 크리스탈은 '어머니 크리스탈'이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하이델린'이라는 이름은 별 그자체를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부름을 받은 자는 때로 '빛의 가호'라고 불리는 힘을 얻었다. 이는 에테르의 변질을 막는 힘으로, 야만신에 의한 정신 오염 등을 받지 않게 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하이델린의 존재는 오랜 세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왔으며, 때로는 샬레이안처럼 구체적인 연구에 임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정체가 고대인 '베네스'를 핵으로 창조된 존재, 말하자면 옛 야만신이라는 것을 아는 자는 극소수이다.

 

베네스는 고대 세계 최고 기관인 '14인 위원회'에서 '아젬'이라는 자리에 있었던 여성이다. 원래는 세계의 성립 과정이나 법칙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였으나, 열정에 이끌려 세계를 피부로 느끼고자 여행을 시작했다. 아젬 임기 중에는 물론이고 후임에게 자리를 물려준 뒤에도 열심히 각지를 돌아다닌 듯하다.

이윽고 그녀는 '엘피스'에서, 시대를 거슬러 온 빛의 전사를 만났고, 알게 되었다. 앞서간 별들의 절망을……. 아이테리스 바깥의 생명은 이미 산다는 행위를 단념했다. 그것을 받아들인 메테이온이 머나먼 하늘에서 '종말의 재앙'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베네스의 길고도 괴로운 싸움이 시작되었다.

 

하이델린이 된 그녀는, 조디아크에 의지해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세계 자체를 열넷으로 쪼개었다. 갈라진 조디아크는 각 세계의 달에 봉인되었고, 한때 전능했던 인간은 그 능력을 잃었다. 절망 없는 세계가 존재할 수 없다면, 절망과 함께 걸어갈 힘을 얻어야만 한다…. 그것이 별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그 가능성을 믿은 베네스가 낸 답이었다.

 

재해가 일어나고 세계가 통합될 때마다 조디아크는 힘을 되찾았다. 간신히 억눌러도, 하이델린의 힘은 점점 마모될 뿐이었다….

그러나 인간이 드디어 자시느이 발로 그녀를 찾아왔다. 그 힘과 미래를 확인하기 위한 마지막 시련으로서 인간을 막아선 그녀는, 혼마저 짜내어 빛의 전사 일행과 사투를 벌였다.

 

승리한 빛의 전사 일행에게 하늘 끝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소멸한 하이델린.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지금도 생명 가득한 모든 아이들을, 그리고 죽음을 맞이한 모든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조디아크

더보기

하이델린과 마찬가지로, 고대에 창조된 야만신.

 

그 성질에 대해 기술하자면 먼저 빛과 어둠의 힘을 정의해야 할 것이다. 이는 불, 바람, 번개, 물, 얼음, 땅으로 일컬어지는 6대 원소와는 다른 힘이기 때문이다.

고대인들은 진정과 정체를 다루는 힘을 하얀 것으로 여겨 '빛'이라고 불렀다. 현대의 원초세계에서는 '그림자 극성'이라 정의되며, 잔잔함과 평온함을 가져오는 힘이다.

한편 활발함과 발전을 관장하는 힘은 수많은 색이 겹쳐져 검어진 것으로 여겨 '어둠'이라 불렀다. 현대의 원초세계에서는 '별빛 극성'이라 정의되며, 만물을 활성화시키는 힘이다.

조디아크는 어둠의 화신으로 창조되었고, 그 족쇄 역할을 맡은 하이델린은 빛의 화신으로 창조되었다. 시작은 단순히 그뿐이었다. 빛과 어둠에 선악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서로를 필요로하는 표리일체의 힘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강력한 어둠의 화신을 창조해야만 했는가? 약 일만 이천 년 전 이 별을 덮친 '종말의 재앙'이라는 대재해 때문이었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천맥'이라 불리는 거대한 에테르의 흐름을 보강해야 했다. 이를 위해 활성, 즉 어둠의 힘을 가진 신을 설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재앙에서 살아남은 자들 중 약 절반을 제물로 바쳐, 인류의 대표자인 '14인 위원회'가 조디아크 소환을 거행했다. 이때 14인 위원회의 조정자 엘리디부스가 핵이 되었다. 그는 조디아크가 되고 나서도 훗날 동료들을 염려해 분신을 만들어 엘리디부스로서 활동을 재개했다. 제물이 된 자들도 육신은 에테르로 환원되어 소비되었지만 영혼은 신 안에 보존되었던 듯하다.

그들은 이렇게 천맥을 보강해 재앙을 물리친 뒤 제물을 더 바치고 별을 재생시켰으나, 최종적으로는 새롭게 뿌리내린 생명과 맞바꾸어 신 안에 잠든 사람들을 부활시키려는 계획이었던 모양이다.

 

베네스가 이에 제동을 걸었다. 별의 미래는 새로운 세대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 그녀는 지지자들과 함께 빛의 야만신인 하이델린을 만들어 조디아크와 사투를 벌였다. 결과는 하이델린이 힘겹게 승리했고, 진정시키기 위한 힘, 즉 빛의 힘에 의한 일격이 세계와 조디아크를 열넷으로 쪼갰다.

그녀는 달을 만들어 쪼개진 조디아크를 봉인했다. 그 후로 조디아크를 부활시키고자 암약하는 아씨엔…… 한때 14인 위원회였던 자들과 하이델린의 공방이 이어져 왔다.

 

그런데 아씨엔 파다니엘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인해 근래에 새로운 움직임이 생겼다. 그는 엘리디부스를 비롯한 원형 아씨엔들이 소멸한 것을 확인한 뒤, 주어진 사명을 배반하고 조디아크를 소멸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파다니엘은 먼저 갈레말드의 '바브일 탑'에 야만신 '아니마'를 묶어둔 다음, 그 힘을 이용해 전 세계에서 에테르를 수집했다. 그리고 이를 달에 있는 봉인 기구에 쏘아 균열을 내고는 달로 넘어가 봉인을 완전히 파괴하고 조디아크와 융합했다. 융합을 저지하려는 빛의 전사와 결투가 벌어졌지만 파다니엘이 계획을 달성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고대의 신은, 결국 제 손으로 심핵을 으스러뜨리며 소멸을 맞이하게 되었다.

 

원초세계의 본체가 사라짐으로써 거울 세계의 달에 봉인되어 있던 조디아크의 분신도 소멸했다고 추측된다. 그 안에 잠들어 있는 고대인들의 영혼도 별바다로 흘러가 생명의 순환으로 돌아간 듯하다.

 

타타루

더보기

타타루 타루 / 새벽의 혈맹 / 금고지기

 

'새벽의 혈맹'의 접수원을 맡은 라라펠족 여성. 경리 업무도 겸하기 때문에 '새벽의 금고지기'라고도 불린다.

 

울다하의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풍족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파산을 경험했다.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생활을 하며 '돈이란 무엇인가'를 배운 타타루는 12세부터 보석상에서 잡일을 하며 쥐꼬리만 한 급료로 생계를 꾸려왔다. 그때 원석을 팔러 온 광부였던 민필리아를 알게 되었고, 훗날 그녀가 '열두 기적 조사회'를 설립할 때 경리 담당으로 발탁된다.

타타루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해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민필리아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고, 그 후로 거점 '모래의 집'에서 접수 업무도 맡게 된다. 그러면서 특기인 교섭술을 구사하여 인맥을 넓히고, 신비한 힘을 지닌 자들의 상호 협력 조직이기도 한 이 조직에서 '초월하는 힘'을 지닌 자들을 찾아내는 일에도 공헌했다.

 

제7재해를 겪고 '구세시맹'과 합병하여 '새벽의 혈맹'이 설립되고 나서도 접수원 겸 금고지기로서 활약했다. 울다하 정변에 휘말려 새벽이 와해될 뻔했을 때도, 빛의 전사와 알피노와 함께 이슈가르드로 피신하여 조직 재건을 위해 길을 다졌다. 또한 동방 원정에도 동행하여 쿠가네에서 동부 알데나드 상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현지의 반제국 활동을 지원한 일도 칭송받아 마땅하다.

 

본인은 오랫동안 전투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는지, 특기인 계산과 일맥상통하는 비술을 수행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소환한 사역마 '카벙클'이 도망치는 등 뜻대로 되지 않아 그 후에는 광부와 재봉사로서 기술을 닦는 데에 힘을 쏟았고, 일류 장인이라고 말해도 좋을 솜씨를 갖추게 되었다. 그 솜씨를 빛의 전사의 여행복이나 현인들을 위한 장비를 제작하는 데에 유감없이 발휘했으며, 훗날 올드 샬레이안에 '대박 상점'이라는 장비점을 열기에 이른다. 

 

에스티니앙

더보기

에스티니앙 발리노 / 새벽의 혈맹 / 용기사

 

과거에 용기사단을 이끌었던 '푸른 용기사'이자, '용혈의 에스티니앙'이라 불린 이슈가르드계 엘레젠족 남성.

 

커르다스 동부고지에서 양 목장을 운영하던 가정에서 태어났다. 12세에 고향 펀데일이 사룡 '니드호그'의 습격을 받아 괴멸되어, 양친과 동생을 잃고 천애고아가 되었다. 그를 거둔 사람은 당시의 '푸른 용기사'인 알베리크였다. 에스티니앙에게 알베리크는, 고향을 지키지 못한 사내이자 복수의 힘이 되는 창술 스승이며 제2의 아버지이기도 한, 복잡한 존재이다.

 

알베리크 밑에서 묵묵히 수행하던 그는 이윽고 신전기사단에 입대했다. 거기서도 용 사냥에만 집착하여, 같은 부대에 있는 동료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와 마찬가지고 부대에서 겉도는 존재였던 젊은 신전기사 아이메리크와는 나이도 비슷하고 죽이 잘 맞아, 함께 용과 사투를 벌이며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이가 된다. 그 후 용 사냥 공적을 인정받아 용기사단에 입단하게 된 그는, 이윽고 원수인 니드호그에게서 도려냈다고하는 보물 '용의 눈'에 인정받고, 그 힘을 이용하여 싸우는 '푸른 용기사' 칭호를 얻는다.

 

막대한 마력을 지닌 '용의 눈'은 강력한 힘을 주는 대신 사용자의 정신을 좀먹는,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다. 에스티니앙이 니드호그에게 홀리면서도 가까스로 제정신을 유지했던 이유는, 의심할 여지 없이 스승과 친구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덧붙여 성도에 찾아온 빛의 전사와 알피노, 그리고 적으로 만난 이젤 또한 그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에스티니앙은 그들과 함께 용의 근거지인 드라바니아 구름바다로 향했다.

이 여행에서 그는 니드호그의 형제 흐레스벨그에게 용시전쟁의 발단이 된 진실, 즉 옛 이슈가르드 왕 토르당이 칠대천룡 중 하나인 라타토스크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가 추적하던 원수 니드호그 토벌에 성공한다. 이 일이 용시전쟁의 종결과 이슈가르드의 변혁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이다. 

 

이후에도 에스티니앙은 빛의 전사 일행과 동행했다. 야만신을 이용한 강제 교화로 영원한 평화를 실현하고자 한 토르당 7세를 추격하는 일에도 협력하지만, 이 싸움 끝에 니드호그의 두 눈을 손에 넣음으로써 육체를 빼앗기고 '사룡의 그림자'가 되고 만다. 이리하여 그는 조국의 적이 되었으나, 여행을 함께한 동료들과 친구들이 애써준 덕에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공화제로 바뀌는 조국을 지켜보고는 투구를 내려놓고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발길 닿는 대로 여행하며, 빛의 전사 일행이 알라미고를 공격할 때는 남몰래 음지에서 돕기도 했다. 그러다가 타타루와 쿠루루의 맹렬한 권유에 굴복하여 갈레말드 조사에 협력한 후 정식으로 '새벽의 혈맹'에 가입하고, 종말을 막기 위한 여행에도 함께했다.

 

그는 원수의 피로 물든 용창을 '마창 니드호그'라 이름짓고 지금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또한 사베네어 섬에서 만난 브리트라와 기묘한 친구 관계를 맺는 등, 여전히 칠대천룡과는 인연이 깊은 모양이다.

 

그라하 티아

더보기

그라하 티아 / 새벽의 혈맹 / 만능

 

'새벽의 혈맹' 소속 미코테족 남성.

 

일사바드 대륙 남부 코르보 지방 출신. 제3성력 시대, 그 비옥한 토지에 알라그 제국이 지방 도시를 건설하여 피지배층이었던 미코테족이 노동력으로 차출되었다. 그라하 일족은 그때부터 코르보에 살며 지금까지 알라그 문명의 유산을 보호,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갈레말 제국의 식민지가 된 후, 알라그의 지식을 원하는 명문 다르누스 가문이 접근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족은 알라그에 관한 수많은 지식과, 이를 대대로 이어온 '홍혈의 마안'의 계승자인 그라하 티아와 함께 샬레이안의 조직 '발데시온 위원회'에 넘겼다.

이후로 샬레이안 소속이 되어 연구에 몰두하였고, 알라그 문명 연구로 현인 지위를 얻었다.

 

그런 그에게 알라그의 유산인 크리스탈 타워 조사 의뢰가 들어온 것은 필연일 것이다. 이때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영웅인 빛의 전사와 만나, 성 코이나크 재단의 람브루스, 갈론드 아이언웍스의 시드 일행과 함께 조사단 '노아'를 결성했다. 알라그 제국 붕괴에 얽힌 어둠을 밝혀내고, 잠에서 깨어난 클론 '도가'와 '우네'를 통해 자신이 이어받은 마안이 옛날에는 '황족의 마안'이라 불리는 알라그 황족의 증표임을 알게 된다.

그것은 마지막 황녀 살리나가 미래에 맡긴 희망, 크리스탈 타워를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이었다. 도가와 우네에게 피를 나눠받은 그라하 티아는 사명을 자각하고, 알라그 유산을 사람들이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게 되는 날까지 탑과 함께 봉인되어 잠들었다.

 

과연 그의 바람은 이루어졌을까. 그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약 200년이 지난 뒤였다. 제8재해가 발생하여 세상은 완전히 황폐해졌다. 탑의 봉인을 푼 빅스 3세 일행은 시간과 차원 전송을 이용하여 '제8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역사'를 확립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빛의 전사 영웅담으로 이어진 그들의 손에 의해, 그라하 티아는 크리스탈 타워와 함께 과거의 '제1세계'로 건너가게 되었다.

 

제1세계는 빛속성이 과도하게 높아져서 발생하는 재해인 '빛의 범람' 때문에 멸망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속성의 치우침이 더 심해지면 원초세계에서 제8재해가 일어나고 만다. 그는 자신을 탑을 단말로 만들어 늙지 않는 몸과 마력을 얻고, 탑으로 피난 온 사람들과 함께 '크리스타리움'이라는 도시를 세웠다. 그리고 '빛의 범람'이 낳은 괴물 '죄식자'와의 싸움을 시작했다.

이후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수정공'으로서 싸워온 그는 '대죄식자'를 토벌하기 위해 원초세계에서 '새벽의 혈맹'과 빛의 전사를 소환했다. 한번은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세계를 구하려 했으나, 기구한 운명과 동료들의 노력 덕에 살아서 목적을 달성하기에 이른다.

 

그는 다시 '그라하 티아'로서 빛의 전사와 함께 모험을 떠나고 싶었다. 제1세계로 불러들인 동료들을 원초세계로 돌려보낸다는 어려운 분제를 해결하고 그 자신도 원초세계로 귀환한 후 정식으로 '새벽의 혈맹'의 일원이 되다. 이후 자신이 가진 알라그의 지식과 수정공으로서 쌓은 경험을 살려 동료들을 지원하며, 평범한 사람이 되어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다.

 

수많은 꿈을 좇아온 그는 '새벽의 혈맹'이 표면적으로 해산한 후, 예전에 몸 담았던 발데시온 위원회로 돌아가 재건을 돕고 있다. 어쩌면 재미있는 모험거리를 찾아 빛의 전사와 함께 모험을 떠날 수도 있겠다는 새로운 꿈을 품고서.

 

쿠루루

더보기

쿠루루 발데시온 / 새벽의 혈맹 / 픽토맨서

 

'새벽의 혈맹' 소속 라라펠족 여성.

 

어려서 부모와 사별하여, '발데시온 위원회'의 설립자로도 알려진 갈러프 발데시온에게 양육되었다. 이러한 성장 배경과 '초월하는 힘'이라는 능력의 발현은 그녀를 괴롭혔다. 특히 다른 사람의 의사를 느끼는 능력이 뛰어났기에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알게 되어 상처받는 일이 잦았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꺼림칙하게 여겨지기도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양부인 갈러프는 고양이 귀처럼 생긴 커다란 귀가 달린 후드를 주며, 그 능력은 개성이며 두려운 것이 아니라고 가르쳐줬다고 한다. 이 말에 구원받은 그녀는 이윽고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그 힘을 선한 일에 사용하고자 학업에 매진하게 되었다.

 

마법에도 재능이 뛰어났던 쿠루루는 샬레이안 마법대학에 진학하여, 마법학부에서 치료와 정화 마법을 배웠다. 알피노, 알리제 르베유르 남매와 알게 된 것도 이 무렵으로, 그들과는 선후배 관계로서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졸업 후에는 양부 갈러프의 활동을 돕고자 '발데시온 위원회'에 들어갔다. 협력 관계였던 '새벽의 혈맹'이 울다하 정변에 휘말렸을 때, 에인션트 텔레포 때문에 행방불명된 현인을 찾는 일을 도우러 에오르제아로 건너왔다.

이후 전후하여 발데시온 위원회의 본부 시설이 있었던 발 섬이 알테마급 마법 공격을 받아 소멸, 사실상 조직이 와해되었기에, 에오르제아로 건너온 후에는 '새벽의 혈맹'과 함께 행동하다가 후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마법 지식과 특수한 능력인 '초월하는 힘'을 살려 수많은 위협에 맞서왔다.

 

알라미고 해방전쟁에 참여했을 때는 제국군의 포로가 된 적도 있었다. 마도 기술자 아울루스는 '초월하는 힘'의 소유자인 그녀를 붙잡아 에테르 파형을 기록함으로써 초월하는 힘과 유사한 '초월자' 기술을 개발했고, 이로 인해 포르돌라와 제노스가 특수 능력을 얻게 되었다. 그 후 빛의 전사 일행에게 구출된 그녀는 휴양 후 복귀, 현인들이 제1세계로 강제 소환되어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에는 그들의 육체를 보전하기 위해 애썼다.

텔로포로이가 나타나 종말의 위기가 닥쳤을 때는 에오르제아 각국의 협력 요청을 거부하는 샬레이안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 본국으로 귀국한 후 '발데시온 위원회' 대표 대행으로서 새벽의 주요 일원을 올드 샬레이안으로 초대하는 방법을 생각해내기도 했다.

 

종말의 위기가 사라지고 '새벽의 혈맹'이 비밀결사로 돌아가고자 대외적으로 해산 발표를 한 후에는 '발데시온 위원회' 재건에 힘을 쏟으며, 대표 대행으로서 몇 안 되는 생존자와 새로운 가입자와 함께, 죽은 양부 갈러프의 유지를 잇고자 노력하고 있다.

 

야슈톨라

더보기

야슈톨라 룰 / 새벽의 혈맹 / 마녀

 

'새벽의 혈맹' 소속 미코테족 여성.

 

마법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그녀는 7세 때 고명한 현인인 마토야의 제자로 들어갔다. 그러나 스승에게 그녀는 반가운 존재가 아니었다. 현인회에서 주어진 의무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떠맡았을 뿐이었다. 마토야는 마치 애물단지를 쫓아내려는 듯 어린 제자에게 엄격한 수행을 강요했다. 하지만 천성이 지기 싫어하는 야슈톨라는 어른들조차 우는소리를 내는 시련에도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고 한다. 고집쟁이 소녀에게서 자신과 닮은 점을 보았는지, 이윽고 마토야는 '슈톨라'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다. 10년 후, 마토야의 동굴을 떠난 그녀가 마법학 분야에서 지식과 공적을 인정받아 현인 자격을 얻은 것도 당연하다 볼 수 있다.

 

이리하여 독립한 그녀는 마토야의 친구이기도 한 루이수아 르베유르가 이끄는 '구세시맹'에 참가한다. 제7재해가 임박했을 때는 에오르제아로 건너 주로 림사 로민사에서 활동했고, 그때 림사 로민사의 지도자 멜위브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어 형식만 남은 에오르제아 도시군사동맹이 활동을 재개하는 데에 공헌했다. 카르테노 전투에서 루이수아가 전사한 후에는, '열두 기적 조사회'와 합병하여 탄생한 새로운 조직인 '새벽의 혈맹'에 몸담았다.

 

그 후에도 새벽의 현인들과 함께 야만신이나 제국군 제XIV군단 문제에 대처하며 분주하게 활동했다. 울다하 정변에 휘말려 크리스탈 브레이브 병사들에게 포위되었을 때는 금단의 마법인 에인션트 텔레포로 산크레드와 함께 강제 전송을 감행하여 탈출했다. 이로써 한동안 지맥을 헤매다가 빛의 전사와 환술황 카느 에 센나의 힘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구출되었다. 다만 이 일의 부작용으로 시력을 잃었기에 에테르를 통해 주변 환경을 보고 있다. 생활에 지장이 없을 뿐더러 전투마저 가능하지만, 이는 마력 소모가 극심한 양날의 검이다.

 

지맥에서 돌아온 뒤로는 교황 토르당 7세를 쫓는 마대륙 원정에 동행했고, 용시전쟁 종결에 공헌한 후 알라미고 해방전에도 참가했다.

그리고 수정공의 강제 소환 때문에 영혼만이 제1세계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라케티카 대삼림에 근거지를 둔 '밤의 주민'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진짜 이름을 숨기는 그들의 문화에 따라 마녀 '마토야'라는 이름을 쓰게 된다. 이전까지는 회복 마법을 쓰는 일이 많았지만, 전투에 더 적합하도록 파괴 마법을 쓰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제1세계 어둠의 되찾아주고 원초세계로 귀환한 후에도 계속 '새벽의 혈맹'의 주요 인사로 활약했다. 텔레ㅗ포로이에 의해 종말의 위기가 닥쳤을 때에도 분투했으며, 하늘 끝 '울티마 툴레'로 가는 여행길에도 동행했다.

 

깊은 지식과 뛰어난 마법으로 동료들을 도운 그녀의 마음속에는 늘 '세계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탐구심이 있었다. 이는 스승 마토야에게 이어받은 것임을, 친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위리앙제

더보기

위리앙제 오귀레 / 새벽의 혈맹 / 점성술사

 

'새벽의 혈맹' 소속 엘레젠족 남성.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특히 흥미를 느꼈던 예언시는 진위를 가리지 않고 동서고금의 온갖 시를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 때문인지 소년 시절부터 대화할 때 난해한 시적 표현을 사용했기에,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본인의 꾸준한 노력과 소꿉친구 문브뤼다의 도움 덕에 난관이라 불리는 샬레이안 마법대학에 입학했고, 나아가 예언시 연구의 권위자인 루이수아의 제자가 되었다. 스승이 결성한 '구세시맹'에 참가한 것도 제7재해를 암시한 '메자야의 예언'의 내용을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7재해 직전, 다가오는 재앙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에오르제아로 건너왔다. 사람들에게 재앙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으나, 독특한 말투 때문에 수상한 사람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경애하는 루이수아가 세상을 떠난 후에 다른 현인과 마찬가지로 '새벽의 혈맹'에 참가했다. 이후 다날란에 있는 새벽의 혈맹 거점인 '모래의 집'에서 사무장을 맡았다.

 

전문 분야인 예언시를 포함한 옛 지식에 해박하여, 그 박학함으로 '새벽의 혈맹' 활동에도 이바지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감정보다 사실 관계나 학술적 정확성을 중시한 발언을 거듭했기에, 도리어 듣는 사람을 오해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문브뤼다가 아씨엔 나브리알레스와 싸우다 죽은 후로는 타고난 강한 책임과 맞물려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그 결과, 아씨엔 엘리디부스와 접촉했을 때에는 세계의 진실에 다가기 위한 정보를 얻고자, 또한 어둠의 전사들에게 전해들은 제1세계의 위기를 피하고자 단독 행동을 하고 말았다. 그의 행동은 결코 배신은 아니었지만, 별의 대변인이 된 '새벽의 혈맹'의 맹주 민필리아를 제1세계로 보내는 등 중대한 결정을 독단으로 내렸기 때문에 위리앙제 자신도 강한 부채감을 느끼게 되었다.

 

수정공에게 강제로 소환당해 제1세계로 건너간 다음에도, 최선의 길을 선택하려고 했기에 더더욱 고뇌가 멈추지 않았다. 수정공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자기 희생을 전제로 한 방책에 협력을 요청했을 때, 이를 받아들인 일이 바로 그런 사례이다. 위리앙제는 이 맹약에 따라, 수정공에게 들은 '제8재해 후의 미래'에 관련된 정보를 자신이 차원의 틈에서 본 것이라고 거짓으로 전달함으로써 동료들과 합류하여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영웅은 수정공의 방책을 부정했고, 그가 죽게 두지 않았다. 그 모습에 감동받은 위리앙제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숨겼던 것을 후회하고, 새롭게 살아가는 법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이런 변화는 원초세계로 귀환한 후에 찾아온 종말 위기 때에도 좋은 영향을 주었다. 달의 주민인 레포릿과 신뢰를 쌓은 일이나, 문브뤼다의 부모와 재회한 일. 이 모두가 마도선 '라그나로크'의 완성으로 이어져, 이윽고 절망에 맞서는 힘이 되었던 것이다.

 

브리트라

더보기

브리트라 / 라자한 태수

 

'미드가르드오름'의 자식이자 '칠대천룡' 중 하나. 마음씨 착한 거대한 용이다. 그의 몸을 덮은 진녹색 비늘로 만든 부적 '영혼수호 비늘'은 정신 오염을 일으키는 에테르를 차단하는 물건으로 '새벽의 혈맹' 및 각국에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경위는 이렇다. 현재 라자한이 있는 사베네어 섬의 커다란 바위에, 오랜 옛날부터 브리트라가 살고 있었다. 얼마 후 마탕가족의 선조가 섬에 들어와 살게 되었지만, 그들은 위대한 용의 거처를 결코 침범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들어온 아우라족 또한 그렇게 하였고, 인간과 용 사이에 원만한 관계가 구축되었다.

변화가 찾아온 것은 대륙에서 휴런족이 쳐들어왔을 때였다. 브리트라는 직접 나서서 싸움을 진정시켰다. 이에 사람들은 깊이 감사했고 브리트라 앞에서 평화조약을 맺었다. 그렇게 브리트라는 인간과 더 깊은 관계가 되었다. 그러나 강대한 용의 힘이 오히려 불씨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그는 앞에 나서기를 사양했고, 아우라족 족장 알자달을 표면상 대표로 내세울 것을 부탁했다. 이리하여 종족과 문화가 뒤섞인 다채로운 나라 '라자한'의 원형이 만들어졌다.

 

표면상 태수를 맡은 일족과 협력하며 브리트라는 라자한의 발전을 지켜보았고, 백성들을 어여삐 여겼다. 때로는 라자한의 연금술의 정수를 집약한 마법 인형에, 강한 마력을 지닌 자신의 눈을 심어 분신을 만들고 정체를 숨긴 채 시정에 관여한 듯하다. 대다수의 분신은 '태수님의 심부름꾼'이라는 직책으로서 시간이 지나면 외교관이 되어 외국으로 부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인형으로 교체되고 있다.

빛의 전사 일행이 사베네어 섬을 처음 방문했을 때에도, 그는 '바르샨'이라는 아우라족 소년으로 행세했다. 칠대천룡 중에 막내라고 하는 그이기에 가능했던 것인지, 사람들에게도 마치 남동생처럼 귀여움을 받은 모양이다.

 

그가 사랑하는 사베네어 섬에서 '종말의 재앙'이 발생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품은 백성들이 잇달아 야수로 변하는 유례없는 참극으로 발전하고 말았다. 오랫동안 브리트라의 오른팔이었던 태수 '아히완'마저 혼란 속에서 백성들을 지키다가 목숨을 잃었다. 아히완의 마지막 소원을 듣고 에스티니앙에게 독려받은 브리트라는 진정한 태수로서 백성들 앞에 서게 되었다.

 

종말이 지나간 지금, 라자한은 브리트라와 함께 재건의 길을 걷기 시작한 듯하다. 명실공히 태수로 알려진 지금도, 그는 인형을 사용하여 거리로 나가고 있다. 정체를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용의 몸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도시 구석구석까지 확실히 보기 위하여.

 

푸르슈노

더보기

푸르슈노 르베유르 / 철학자 의회

 

북해계 엘레젠족 남성. 북해 제도가 근거지인 학술도시 샬레이안에서 시민투표로 선출된 99명의 의원, 즉 '철학자 의회'의 일원이다. 갈레말 제국이 알라미고를 점령했을 때, 저지 드라바니아에 있었던 식민 도시에서 모든 주민을 긴급 대피시키는 이른바 '대이동'을 진두지휘했다.

 

르베유르 가문은 샬레이안을 대표하는 명문 중 하나이다. 제6재해 때, 샬레이안의 시조는 '뉸크레프'와 함께 방주에 올라 홍수에서 사람들을 구한 자의 직계 자손이라고 한다. 이러한 배경이 있어서인지 '분쟁에서 손을 떼고, 지식과 이성으로 사람을 진보시켜라'라는 뉸크레프의 가르침을 무척 중시했다. 현 가주인 푸르슈노역시 그것을 이상으로 여기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가 속한 철학자 의회는 오랜 세월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 약 270년 전, 별바다 탐색 중에 만난 '하이델린'에게서 언젠가 다가올 '종말의 재앙'에 대해 들은 것이다. 이후 철학자 의회는 비밀리에 별 밖으로 탈출할 계획을 추진하며, 함선 기능을 갖춘 '달'에 인류와 그들이 수집한 지식을 옮길 준비를 해 왔다. 푸르슈노도 의원이 되었을 때 그 사실을 알게 된 듯 하다.

 

이윽고 그와 아멜리앙스 사이에 알피노와 알리제가 태어났다. 푸르슈노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종말의 위기를 피하겠노라고 굳게 다짐했고, 이후로 의원 일에 몰두했다. 위대한 부친 루이수아가 에오르제아로 건너가 제7재해를 막기 위해 목숨 바친 일도, 그 각오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 원인이리라.

 

이 때문에 종말이 닥쳤을 때 '새벽의 혈맹'과 함께 싸우려는 알피노, 알리제에게 단호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다. 아이들에게 원망을 받더라도, 별 밖으로 탈출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여 강제로라도 피신시키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여행을 거쳐 성장한 아이들의 결의 또한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던 '에테르 축퇴로'를 개량함으로써 결의를 표명했다. 푸르슈노는 결국 속내를 밝히고, 아이들을 도우며 가족으로서 책임을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은 한층 더 개량된 하늘을 나는 배를 '마도선 라그나로크'라고 이름 지었다. '새벽의 혈맹'과 선원들을 태운 그 배는 보란 듯이 하늘 끝 '울티마 툴레'에 다다랐고, 종말은 물러가게 되었다.

 

제노스

더보기

제노스 위아토르 갈부스 / 방랑자

 

갈레말 제국 제2대 황제 바리스의 장남. 과거에 황태자로서 '예' 계급이었으나, 후에 어느 계급에도 속하지 않는 방랑자가 되어 '위아토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문무 양면으로 천부적인 재능을 보인 그는, 바로 그 때문에 고독했다. 장래의 심복이 될 또래 황족과 귀족 자제들이 제노스와 함께 교육을 받았지만, 누구 하나 그와 같은 수준에 이르는 자가 없었다. 제노스는 우둔한 아이들을 업신여기고, 존경할 가치가 없는 어른들을 경멸했다. 유일하게 제노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은 사냥이었다. 야생의 짐승은 살기 위해 사정없이 분노를 쏟아낸다. 그 모습에 기분이 좋았고, 힘을 힘으로 굴복시키는 것에서만 충족감을 얻었다. 그것은 군을 이끄는 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제XII군단장으로서 도마와 알라미고라는 두 식민지를 통치하던 그는, 두 나라의 해방 운동을 돕던 빛의 전사를 만난다. 처음에는 그저 흔한 사냥감일 뿐이었다. 그러나 빛의 전사는 끈질기게 살아남아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고, 알라미고 왕궁에서 결전을 치르게 되었을 때는 유일무이한 호적수가 되어 있었다. 연구로써 인공적으로 만든 '초월하는 힘'을 얻어 초월자가 된 제노스는, 붙잡은 신룡에 빙의하여 빛의 전사와 사투를 벌인다. 빛의 전사는 승리하였지만, 대등한 존재, 즉 '벗'과 열렬히 싸울 수 있었기에 제노스는 만족스럽게 숨을 거두었다.

 

그런데, 인공적이긴 하나 '초월하는 힘'을 가졌던 탓에 그의 운명이 바뀌었다. 죽어서도 혼이 사라지지 않고 다른 사람의 육체에 깃들고 만 것이다. 아씨엔으로 대표되는 '불멸의 존재'처럼 제노스는 몇 번이고 몸을 바꾸며 갈레말드로 귀환했다. 그리고 자신을 주검을 이용하던 아씨엔 엘리디부스를 물리치고 완전하게 부활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인 바리스 황제도 살해했다. 바리스가 전략적으로 '새벽의 혈맹'을 모두 죽이려 하자, 자신의 사냥감을 가로채지 말라는 사적인 원한을 담아 칼날을 들이댄 듯하다. 한번 만족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던 제노스에게는, 벗과 다시 최고의 시간을 보내는 것, 전보다 더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 것만이 살아가는 의미였다.

 

이 남자에게 눈독을 들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아씨엔 파다니엘이었다. 그는 별의 역사를 제노스에게 알려주고, 종말의 재래를 위해 '텔로포로이'를 결성한다. 각지에서 혼란을 일으키고 지맥에서 에테르를 흡수하여, 바브일 탑을 이용해 달에 봉인된 조디아크를 끌어내려고 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파다니엘은 목적을 달성했지만, 제노스는 끝까지 빛의 전사의 관심을 자기에게 돌리지 못했다. 그는 글자 그대로 방랑자가 되어 역사의 무대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때 그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저 한결같이 최고의 싸움만을 원하던 그는 드디어 하나의 답을 내기에 이르렀다. 그것을 말하기 위해 용이 되어, 별을 건너서, 빛을 뚫고, 벗이라 믿는 자의 곁으로 달려간 것이다.

 

제노스의 유해는 하늘 끝, 다시는 닿을 수 없는 곳에 방치되어 있다. 그가 어떤 죽음을 맞이했는지, 그 인생이 어떠했는지는 빛의 전사만이 기억할 뿐이다.

 

파다니엘

더보기

파다니엘 / 아씨엔

 

윤회자 아씨엔 중 한 명. 빛의 전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에는 아사히 사스 브루투스의 육체를 사용했다.

 

다른 아씨엔과 마찬가지로, '파다니엘'이란 고대 14인 위원회의 직함 중 하나이다. 첫 번째로 일어난 '종말의 재앙' 때에는 '헤르메스'라는 남자가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창조 생물 연구 시설인 엘피스의 소장을 역임한 인물로, 천문 분야에 관계된 비행 생물 창조의 일인자이기도 했다.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에 의문을 품었던 그는 '메테이온'을 창조하여, 하늘 저편에 있는 별들에 생명의 의미를 물었다. 안타깝게도 그 대답이 돌아오기 전에 메테이온은 소멸……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진상은 다르다. 메테이온은 별들로부터 삶이란 절망이며, 끝이 곧 안식이라는 답을 가지고 돌아왔다.

과거에 다녀온 빛의 전사의 증언에서도 그녀가 종말을 일으키리라는 것은 명백했다. 그러나 헤르메스는 메테이온을 피신시켰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포함해서 미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기억을 지워버렸다.

 

미래를 알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이 별에 사는 한 사람으로서 헤르메스는 종말에 저항했다. 조디아크로 천맥을 보강하는 방법도 그의 연구에서 도출해낸 것이라고 한다. 그 존재는 최종적으로 하이델린에 의해 분할되어 끝을 맞았다.

그 후로 오랫동안 삶과 죽음을 반복하며 혼에 새겨진 기억…… 과거 헤르메스가 강제로 지워버린, 종말의 원인이 아직 우주에 존재한다는 진실이 점차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혼을 이어받아, 원초세계에서 번창했던 알라그 제국에 태어난 자가 '아몬'이다. 희대의 마과학자였던 그는 번영했기에 변질된 가치관, 예를 들자면 죽음을 미화하거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기술과 생명을 낭비하는 등의 일을 혐오했다. 그래서 시황제 '잔데'를 부활시켜 모국에 진보와 활력을 되찾으려고 했다. 그 시도는 성공하는 듯했으나, 한번 죽음을 경험한 잔데가 '모든 것은 무로 돌아간다'는 사상에 사로잡혔기에 알라그 제국은 파멸로 향하는 길을 걷게 된다. 붕괴 직전, 아몬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아씨엔들이 손을 써서 그는 새로운 파다니엘이 되었다.

 

아씨엔이 되어 전수받은 지식과 떠오른 기억의 조각이 이어졌을 때, 그는 종말의 정체를 알았다. 원형 아씨엔들이 잇따라 소멸한 것을 계기로 파다니엘은 제노스와 접촉해 조디아크를 손에 넣고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가슴 속에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쌓인, 인간을 향한 분노와 실망. 혹은 아몬이 꾸던 꿈의 잔향, 버리지 못한 충성심이었을지도 모른다.

조디아크로서 죽어 영혼마저 별바다 깊디 깊은 곳에 끌려들어간 그는 모른다. 자신이 생전에 쌓아올린 성과를 이용하여 빛의 전사 일행이 푸른 새에게 도달했다는 것을.

 

알피노

더보기

알피노 르베유르 / 새벽의 혈맹 / 현자

 

샬레이안의 명문, 르베유르 가문의 후계자. 불과 11세에 쌍둥이 동생인 알리제와 함께 샬레이안 마법대학에 입학한 천재이다. 마법학과 에테르학 등 여러 분야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졸업 후 성인 연령인 16세가 되자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에오르제아로 건너왔다. 모든 것은 조부 루이수아의 유지를 잇기 위해. 이후 '새벽의 혈맹'의 일원이 되어 크리스탈 브레이브를 창설하지만, 그의 교만 때문에 울다하 권력자들에게 이용되어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실의에 빠진 알피노는 빛의 전사, 타타루와 함께 눈 덮인 이슈가르드로 향한다. 그곳에서는 교황 토르당과 신전기사단 총장 아이메리크, 용기사 에스티니앙, 용의 편에 선 '이단'으로서 시바를 자신에게 강림시킨 이젤 등이 각자의 입장에서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용시전쟁을 끝맺으려 하고 있었다. 만남과 이별, 수많은 싸움을 거치며 알피노는 세계와 자신의 목적을 점차 되돌아본다. 그리고 전쟁이 끝났을 때, 빛의 전사에게 "벗을 구할 수 있는 남자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결의를 털어놓고, 사룡에게 몸을 빼앗긴 에스티니앙을 결사의 각오로 구해내었다.

 

뒤이어 해방전쟁을 도우면서도 알피노는 소중한 경험을 쌓는다. 알라미고에서는 조국을 해방하기 위해 랄거의 손길에 모인 해방군이, 갈레말 제국 제XII군단 군단장 제노스에게 유린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두려움을 견디고 유령이 떠도는 해역을 건너 도착한 도마에서는 히엔 아래 뭉친 열사들과 함께 달렸으며, 그들뿐 아니라 에오르제아 각국과도 일치단결하여 제노스의 거점인 알라미고 성을 공략했ㄷ. 그리하여 평화를 되찾은 그곳에서, 빛의 전사와 또래 친구인 아렌발드와 함께 숨겨진 보물을 찾아 가슴 설레는 모험을 하기도 했다…….

제국과 사투를 벌이기도 했지만, 그 나라에도 식민지 정책에 반대하는 '민중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알피노는, 그중 한 명인 막시마를 따라 갈레말드로 간다. 도중에 습격을 받아 제국행은 단념해야 했지만, 그때 제국군을 떠나 암약하던 가이우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그 자신과 세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겠다.

 

제1세계로 건너간 후에도 알피노는 세계와 마주하고, 과거 미숙했던 자신이 내걸었던 '세계를 구하겠다'는 이상이 어떠한 것인지를 배워나갔다. 자기처럼 사람들을 구하겠다고 표방한 율모어의 지도자 바우스리와 정면으로 대치했고, 옛 시대를 되찾고자 한 에메트셀크에게는 세계를 넘겨줄 수 없다며 누구보다 먼저 결의를 표했다. 말뿐이었던 그의 이상이, 수많은 경험을 통해 실체를 얻은 것이다.

그 이념에 기반한 행동이 결실을 맺어, 원초세계에서는 텔로포로이라는 위협을 앞에 두고 '총사령부 에오르제아'가 결성된다. 이는 과거 크리스탈 브레이브가 이루지 못한, 국가라는 벽을 초월하여 문제 해결에 나서는 조직이었다.

 

이런 오랜 여정을 거치고 오랜만에 재회한 아버지 푸르슈노는 그에게 묻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움을 택하는 것이 진정으로 현명한 길이냐고. 알피노는 그 말을 듣고 고뇌에 빠졌으나, 친구에게 응원받고, 동료들과 고난에 맞서고, 함께 성장한 알리제와 이야기를 나누며 답을 얻은 듯하다. 국가도 세계도 초월하여 만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과 함께 싸워 나가겠다고…… 때로는 목소리를 높이고, 때로는 무기를 뽑아 들면서.

종말을 막아낸 지금도, 알피노는 누군가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랑해 마지않는 세계를 얻은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더 나은 내일을 향해 걸어갈 것이다.

 

알리제

더보기

알리제 르베유르 / 새벽의 혈맹 / 적마도사

 

알피노의 쌍둥이 여동생. 알피노와 마찬가지로 불과 11세의 나이에 샬레이안 마법대학에 입학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녀도 신동이지만, 무엇이든 능숙하게 해내는 오빠에게 약간의 열등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자신을 오빠와 차별하지 않고 사랑해준 조부 루이수아를 잘 따랐으며, 조부는 그녀의 가장 큰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그녀가 대학에 입학한 후, 루이수아는 제7재해라는 위기에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에오르제아로 가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전란에 몸을 던지기 싫어하는 아들 푸르슈노에게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도, 내 한 몸 걱정하며 돕지 않는 건 그저 게으름일 뿐이다. 그러면서 어찌 인류가 앞으로 나아간다 말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게 샬레이안 본국을 뒤로한 루이수아는 제7재해 도중 소식이 끊겼고,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알리제는 슬퍼하고 분노했다. 마지막에 조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리고 그가 목숨을 걸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에오르제아는 대체 어떤 곳이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자, 그녀는 알피노와 함께 에오르제아를 방문했고…… 크게 실망했다. 모든 나라가 문제투성이였으며, 해결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리제는 그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려는 알피노와 '새벽의 혈맹'과는 잠시 거리를 두고, 독자적으로 제7재해의 진실을 조사하면서 에오르제아를 파악하려고 했던 듯 하다.

그러던 중에 각지에서 야만신을 토벌하던 아르버트 일행, 즉 '어둠의 전사'와 아씨엔이 비밀리에 만나는 현장을 목격한다. 그들의 흉계를 저지하기 위해…… 그리고 어째서인지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위리앙제의 의중을 확인하기 위해, 알리제는 빛의 전사 일행에 합류한다.

 

이후 그녀는 '새벽의 혈맹'에 선봉에 나서 싸워왔다. 조부에게 입학 선물로 받은 마도서 대신 세검을 쥐고, 해방전쟁과 제1세계의 싸움을 겪었다. 때로는 크게 다치고, 때로는 친한 사람의 죽음에 직면하면서도,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일어섰다. 사랑하는 조부를 빼앗은 세계가, 어느새 자신에게도 더없이 소중해진 것이다.

그중에서도 제1세계에서 '여행길 여관'에 머물며, 죄식자가 되기 직전인 소년 할리크와 만난 것은 인상 깊은 일이었으리라. 그를 치료하기 위해 베크 러그와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확립한 기술을, 원초세계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신도화를 치료하는 기술로 발전했다. 덕분에, 타이탄의 신도가 된 코볼드족 가 브를 구했을 뿐 아니라, 후에 텔로포로이에 의하여 야만신 '아니마'의 신도가 된 많은 사람들의 자아를 되찾을 수 있었다.

 

종말의 재앙에 얽힌 싸움에서도, 그녀는 압도적인 고난에 과감하게 맞섰다. 적을 베는 것만이 아니라,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으면 손을 내밀고, 말을 걸고, 격려했다. 과거 루이수아가 푸르슈노에게 했던 말을 빌리자면, 알리제는 분명 그녀가 경애하는 조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녀의 시선 끝에는 함께 수많은 시련을 극복해온 빛의 전사가 있다. 그 뒤를 따라잡아 언젠가는 나란히 걷고 싶다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알리제는 오늘도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가리라.

 

산크레드

더보기

산크레드 워터스 / 새벽의 혈맹 / 건브레이커

 

'새벽의 혈맹' 소속 휴런족 남성. 림사 로민사의 뒷골목에서 좀도둑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어린 시절에, 에테르학 연구를 위해 해양도시를 방문한 현인 루이수아와 만났다. 당시 산크레드는 루이수아의 소지품을 훔치려고 접근했으나 된통 혼이 나고 말았다. 관청에 넘겨질 줄 알았지만, 루이수아는 신고는커녕 가벼운 몸놀림을 타고났으니 그 재능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라고 타이르며 샬레이안으로 데려갔다. 그렇게 북해 제도로 건너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그는, 생존 기술과 첩보 활동의 전문가로서 현인 지위를 취득하였다.

 

제7재해를 앞두고는 루이수아가 결성한 구세시맹의 일원이 되어 에오르제아 각국의 수뇌부에 접근해, 급격하게 국력을 늘려가던 갈레말 제국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라는 밀명을 수행했다. 이때 방문한 울다하에서 아실리아라는 소녀가 사고로 아버지를 잃는 순간을 목격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그녀의 아버지가 제국군의 이중 첩자였다는 것이 판명되어, 산크레드는 그녀와 친분을 쌓으며 그 주변을 감시하게 되었다.

얼마 후 그는 아실리아가 조금이라도 평화롭게 살아가길 소망하며 가명을 지어준다. 민필리아…… 머지않아 '새벽의 혈맹'의 맹주로서 기억될 이름이었다.

 

산크레드는 '새벽'에서도 실력을 발휘하며 활동을 지원했다. 그러나 모래전갈회의 텔레지 아델레지가 꾸민 음모 때문에 동료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도망치던 중 지맥을 헤맸던 탓에 산크레드는 에테르를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마법을 거의 쓰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보다, 도망 중에 민필리아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이 그를 더 괴롭게 했다.

자신을 '어둠의 전사'라 부르는 아르버트 일행과 싸웠을 때 두 사람은 재회했다. 하이델린의 사도가된 민필리아는 '빛의 범람'이라는 위기에 처한 아르버트의 고향 '제1세계'를 구하러 가겠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지켜온, 피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동생처럼 생각했던 그녀의 결의를 산크레드는 묵묵히 받아들였다.

 

수많은 전투를 거쳐, 운명은 산크레드를 제1세계로 불러들인다. 그는 그곳에서 '빛의 무녀 민필리아'가 간신히 지켜낸 대지와, 민필리아의 이름과 영혼을 이어받은 탓에 이용당하는 소녀들을 마주하게 된다. 산크레드는 그 시대의 민필리아를 율모어의 감옥에서 데리고 나와, 살아가는 방법과 전투 기술을 가르쳐주었다. 이윽고 '새벽'의 동료들과 합류해 제1세계를 구하기 위해 애쓰던 중에도 그는 그저 민필리아를 지켜나갔다. 상대가 어떤 강적이더라도 굴하지 않았다. 천애 고아로 태어나 가족을 모르는 그에게, 민필리아는 분명히 동생이었고 딸이었다.

수많은 갈등과 결단의 끝에서 산크레드는 그녀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준다. 린…… 축복을 뜻하는 이름이었다.

 

원초세계로 돌아온 뒤에는 동생이 사랑했던 세계를 지키기 위해, 양지와 음지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 여러 번 함께 행동한 위리앙제와는 어느새 좋은 콤비가 된 듯 하다.

그는 오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위해 싸우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미소짓는다. 그 어느 하늘 아래에 있어도, 네가 행복하기를 빌 거야…… 예전에 했던 말처럼.

 

더보기

린 워터스 / 빛의 무녀

 

제1세계에 사는 소녀. '어둠의 전사' 일행으로서 죄식자와 싸워, 노르브란트에 밤의 어둠을 되찾아주었다.

 

제1세계에서 '빛의 무녀 민필리아'라 부르는 존재를 빼놓고는 그녀의 처지를 설명할 수 없다. 약 100년 전, '빛의 범람'에 삼켜질 위기에 놓인 나바스아렝에서 도망쳐 온 생존자들이, 밀려드는 빛의 파도를 막으려고 하는 여성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중 몇 명은 누군가가 "민필리아!"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은 듯하다고도 했다. 그것이 노르브란트의 구세주의 이름이 되어 전설로 남았다.

 

그로부터 15년 후, 붕괴한 푀부트 왕국에서 죄식자화에 내성이 있는 소녀가 발견되었다. 전설 속 빛의 무녀와 외형적 특징이 똑같은 그녀는 '빈필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죄식자에게 맞서는 인류의 주축이 되어갔다. 이윽고 그녀는 전투 중에 목숨을 잃었지만, 몇 년 후에 또 같은 특징이 있는 소녀가 발견되었다.

이 불가사의한 현상은 진짜 민필리아 ― 제1세계를 구하기 위해 원초세계에서 건너온 빛의 무녀이자 '새벽의 혈맹'의 맹주였던 인물 ― 의 뜻에 따라 일어난 것이었다. 그녀는 노르브란트를 구할 열쇠가 될 죄식자화 내성, 즉 '빛의 가호'를 존재를 알리기 위해, 적성이 있는 소녀들의 몸에 자신의 혼을 깃들게 했다. 그녀의 혼을 받아들인 소녀들은 빛의 무녀로 불리는 모습이 되어 가호가 계승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증명했다.

 

린 또한 민필리아의 혼이 깃든 소녀 중 하나였다. 그 존재는 희망의 상징이었어야 했지만, 바우스리가 율모어의 원수가 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바우스리는 란지트 장군을 파견해 5살도 안 된 그녀를 찾아내어 감옥에 유폐했다. 아무 힘도 기르지 못한 채 사육되다 죽도록. 그녀를 구출한 것은 수정공에 의해 제1세계로 소환된 산크레드였다.

그 후로 소녀는 완전히 새로운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살아가는 방법과 싸우는 방법을 산크레드에게 배우며 성장해 갔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부녀지간 같았다. 하지만 산크레드와 가까워질수록 소녀는 괴로웠다. 그가 진정으로 구하고 싶은 사람은 진짜 민필리아이니, 이 몸을 그녀의 혼에게 넘겨줘야 그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소용돌이쳐, '어둠의 전사'와 합류한 후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던 듯하다.

 

마침내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행방이 묘연한 대죄식자를 찾으려면, 더욱 완벽한 빛의 무녀의 힘이 필요했다. 서툰 말다툼 끝에 소녀의 마음속에는 살고 싶다는 소망이 피어났고, 산크레드는 앞을 가로막는 란지트를 죽을 각오로 막아내며 그녀를 보내주었다. 소녀는 진짜 민필리아로부터 모든 힘을 물려받고 진정한 빛의 무녀가 되었다. 많은 '민필리아들'이 밝혀 온 등불로, 이번에야말로 노르브란트를 구하게 위해서.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걸어가기 시작하며 원래의 머리 색과 눈동자 색으로 돌아온 소녀에게, 산크레드는 '린'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선물했다.

 

노르브란트의 대죄식자가 모두 토벌된 지금, 그녀는 제1세계를 재생시키고자 애쓰고 있다. 문득 올려다 본 밤하늘과 푸른 하늘에서, 그때의 여정을 떠올리고 격려를 받으며. 저편에 있을 아버지의 마음을 느끼며.

 

에메트셀크

더보기

에메트셀크 / 아씨엔

 

하데스라는 위대한 마도사이자, 솔이라는 위대한 황제이기도 했다.

세계를 위협하는 적이었으나, 곁에 섰던 날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옛 사람이었지만, 결국 이어져 나갈 인간 중 하나이다.

 

―――그가 살아 있었다는 것을, 지금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용어

 

새벽의 혈맹

더보기

루이수아 르베유르가 에오르제아를 구하려는 목적으로 설립한 '구세시맹'과, 민필리아 워드가 설립한 '열두 기적 조사회'가 제 7재해 이후 합병하는 형태로 만들어진 비밀 결사.

 

야만신 문제 해결과 갈레말 제국의 침략 저지, 그리고 역사의 그림자 속에서 암약하는 '아씨엔'에게 대항하는 활동이 주된 목적으로, 에오르제아 각국의 맹주들과도 긴밀하게 연계했다.

또한 이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로서 '초월하는 힘'이라는 능력을 눈여겨보고, 이 힘을 지닌 자들을 찾아 조직에 끌어들였다. 후에 영웅이라 칭해지는 빛의 전사 또한 '초월하는 힘'의 소유자로서 가입을 권유받았다.

 

이들은 야만신 토벌과 제국군 제XIV군단과의 전투에서 활약했다. 공적으로 알려지게 된 후에는 예비통합조직인 '크리스탈 브레이브'를 설립하는 일도 진행했지만, 울다하 공화파와 대립하여 나나모 여왕 암살 혐의를 받아 와해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나 왕당파인 라우반과 나나모 여왕이 복권하며 혐의가 풀리고, 알라미고와 도마의 해방에도 크게 공헌했다.

 

그 후로 종말에 관계된 사건을 해결하고, 사명을 완수했기에 대외적으로는 해산을 발표, 다시 비밀 결사가 되어 역사의 무대 위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종말의 재앙

더보기

오랜 옛날 '아이테리스'라고 불리던 별을 덮친 파멸적인 재앙.

당시 사람들은 생명도 창조할 수 있는 '창조 마법'이라는 기적의 술법을 다루며 번영을 누렸다. 그러나 대지가 울리는 기묘한 현상이 일어나고, 창조 마법이 차례차례 폭발하며 공포를 구현한 듯한 기괴한 야수들이 나타난다. 인류는 순식간에 멸망의 늪에 빠졌다.

 

인류의 대표자인 14인 위원회는 이 현상이 별의 가장 바깥층을 둘러싼 에테르의 흐름인 '천맥'이 옅은 지역부터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여, 천맥을 다시 생성하고자 새로운 별의 이치가 될 존재 '조디아크'를 소환했다. 이는 남은 인류의 약 절반이나 되는 생명을 제물로 삼아야 할 정도의 대업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찬성하고 따랐다고 한다.

 

이 재앙은 오랫동안 역사에서 잊혔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종말의 재래를 선언한 조직 '텔로포로이'가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새벽의 혈맹'이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고대인 '헤르메스'가 생명의 의미를 묻기 위해 별을 건너는 창조 생물 '메테이온'을 하늘로 날려 보낸 것이 재앙을 발생시켰음을 알아냈다. 먼저 멸망한 별들의 절망을 품은 그녀는 '종언을 노래하는 자'가 되었고, 마음으로 작용하는 힘 '뒤나미스'를 사용하여 고통으로 가득찬 삶이 반복되지 않도록 별들을 멸망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빛의 전사 일행이 희망을 잇고 이를 해방시킴으로써 종말 또한 끝을 고했다.

 

거울 세계

더보기

우리가 사는 '원초세계'와는 다른 차원에 나란히 존재하는 13개의 세계.

 

조디아크를 봉인하기에 역부족이었던 하이델린은, 혼신의 힘을 다해 세계와 함께 대상을 조각내는 엄청난 기술을 사용했다. 그리하여 세계는 열 넷으로 갈라졌고, 모든 생물 또한 14분의 1로 '옅어졌다'고 한다.

 

이때 분단된 13개의 세계는 일반적으로 제1세계~제13세계라고 부르나, 지형 등은 마치 거울에 비친 듯이 익숙하다. '거울 세계'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그 때문이다.

다만 분단되고 나서 1만 2천 년 동안 다른 역사를 걸어왔기 때문에, 각 세계에는 서로 다른 문명이 꽃피었고 환경에도 차이가 생겨났다고 한다. 또한 아씨엔이 원초세계와 통합된 탓에 7개의 거울 세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리고 모든 세계는 다른 차원에 존재하지만, '차원의 틈새'를 사이에 둔 세계가 연결되는 '난이도'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원초세계를 기점으로, 시계판 위의 숫자처럼 세계가 늘어선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또한 원초세계에 인접한 제1세계와 제13세계를 가르는 벽이 얇고, 제7세계와 제8세계는 두꺼운 벽에 의해 차단되어 있다.

 

제7재해

더보기

에오르제아 역사에는 쇠퇴의 시대인 '재해'와 번영의 시대인 '성력'이 돌아가며 새겨졌다.

 

특징적인 점은 각 재해가 속성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바람의 재앙' 제1재해에 이어, 몇 년 동안이나 뇌우가 내린 '번개의 재앙' 제2재해, 극심한 가뭄이 들었던 '불의 재앙' 제3재해, 알라그 제국을 괴멸시킨 대지진이 일어난 '땅의 재앙' 제4재해, 바다마저 얼려버린 '얼음의 재앙' 제5재해, 대홍수가 온 땅을 집어삼킨 '물의 재앙' 제6재해……. 그리고 그 후에 에오르제아를 덮친 것이 '별의 재앙'이라고도 불리는 제7재해이다.

 

제7재해는 갈레말 제국 장군 넬 반 다르누스가 실행한 '메테오 계획'을 계기로 찾아왔다. 달의 위성 '달라가브'가 떨어지고 그 안에서 나타난 옛 야만신 '바하무트'가 에오르제아 전체를 불태웠다. 그러나 지식의 도시 샬레이안 출신인 현인 루이수아의 비책으로, 원리는 알 수 없지만 대지가 재생되었고 에오르제아는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5년 후 가이우스 반 바일사르가 이끄는 제국군 제XIV군단을 물리치며, 에오르제아 도시군사동맹의 맹주들은 제7재해의 종식과 제7성력의 도래를 선언하였다.

 

아씨엔

더보기

수많은 전설과 신화 그리고 역사서에 '하늘사도' 혹은 '아씨엔'이라 불리는 존재에 대한 기술이 점재한다. 대체로 '검은 법의'를 입은 모습으로 나타나며, 교모한 말로 종족과 국가의 갈등을 부채질하고, 소원을 이루는 수단이라며 야만신 소환법을 포함한 여러 사악한 술법을 전수한다고 한다….

 

이것이 아씨엔에 대한 통설이며, 실제로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새벽의 혈맹'은 그들의 정체에 대한 진실을 밝혀냈다.

 

아씨엔은 조디아크 소환의 핵심을 담당한 조직 '14인 위원회'의 생존자, 혹은 환생한 후에 다시 가입한 자들이다. 전자를 '원형', 후자를 '윤회자'라고 부르며, 말단의 꼭두각시를 제외하면 총 13명이다. 알로그리프, 미트론, 에메트셀크, 파시타로트, 파다니엘, 알티마, 할마루트, 나브리알레스, 이게요름, 듀달라폰, 에메로롤스, 라하브레아, 엘리디부스이다. 이것은 자리, 즉 직챙명 같은 것으로, 해당자가 소멸하면 비슷한 혼을 지닌 다른 사람이 이어받았다.

 

그들의 목적은 세계를 통합함으로써 조디아크를 부활시키는 것. 그리고 현시대의 생명을 제물로 삼아 고대인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그리하여 원초세계와 거울 세계 양쪽에서 분쟁의 불씨를 지피고, 차원 붕괴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아젬의 크리스탈

더보기

아주 먼 옛날, 조디아크 소환이 결정되자 14인 위원회에서 탈퇴한 자가 있었다. 열네 번째 자리 '아젬'을 맡은 자였다. 선대 아젬인 베네스와도 친했던 그(그녀)는, 하이델린 소환에도 가담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신념을 관철했다.

 

세계가 분할된 후, 살아남은 원형 아씨엔들은 세계를 통합하기 위해 다시 동료를 모아야만 했다. 14인 위원회 위원들에게서 분리된 혼을 찾아 이를 달성했지만, 다른 사람으로 환생했기에 옛 시대의 기억은 없었다. 그래서 원형들은 각 자리에 대한 기억을 그러모아 크리스탈에 봉인했다.

 

탈퇴한 아젬에 대해서는 알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크리스탈도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친구였던 에메트셀크는 다른 생각이 있었는지, 남몰래 크리스탈을 마련해서는 단 하나로 아젬이라는 인물을 표현할 수 있는 술식을 담았다. 그것은 아젬이 창조한 소환술로, 고난을 마주했을 때 함께 해결할 동료를 불러내는 마법이었다.

 

현재 그 크리스탈은 빛의 전사가 가지고 있다. 모험이나 인생에 어려움은 따르기 마련이다. 그에 맞설 강한 결의를 품었을 대, 크리스탈이 빛을 뿜으며 응답하리라.

 

소울 사이펀

더보기

먼 옛날, 수정공은 큰 결단을 내렸다. 노르브란트를 구하려면 대죄식자를 토벌할 실력이 있으며 '빛의 가호'를 받아 죄식자가 되지 않는 사람이 필요해다. 마음에 짚이는 단 한 사람, 그 영웅을 원초세계에서 불러오기 위해, 그는 긴 시간에 걸쳐 크리스탈 타워에 갖춰진 차원 도약 기능을 이용하여 시공을 초월하는 소환술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그 소환은 아무리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어려웠기에, 대상과 가까운 '새벽'의 일원들을 혼만 데려오는 불완전한 형태로 불러들이고 말았다. 에테르를 이용해 임시로 그들의 육체를 구축했지만, 원초세계에 있는 진짜 육체는 혼수상태에 빠져, 혼과 육체의 연결고리가 사라지면 죽음에 이르는 위험한 상태에 놓였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들의 혼을 돌려보내야만 한다. 텔레포 같은 전송 마법은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인식하여 물체를 자신의 연장선상에 놓음으로써 옷같은 것도 함께 전송된다. 이처럼 혼을 어떤 그릇에 넣고, 유일하게 제대로 소환된 빛의 전사가 그 그릇을 가지고 이동하는 방식으로 혼을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자는 계획이 세워졌다. 이를 위해 제작된 그릇이 '소울 사이펀'이다.

 

혼을 담는 방법은 과거에 아씨엔의 혼을 가두기 위해 문브뤼다가 고안한 '백성석'을 응용했다. 이것에 혼을 봉인하면 본디 '종이와 거기에 적힌 글씨'처럼 분리되지 않는 혼과 기억의 연결이 약해진다. 그래서 소울 사이펀에는 알라그 황족이 이용했던 기억계승술도 담아 기억이 누라고디는 것을 막았다.

이 방법이 실현되면서 다른 용도도 생겨났다. 기억계승술은 알라그 황족의 피를 매개체로 사용하기에, 수정공은 자신의 피를 결정으로 만들어 재료로 썼다. 황족의 피는 크리스탈 타워를 제어하기 위한 열쇠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소울 사이펀을 소지한 자가 크리스탈 타워를 조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탐험수첩  (0) 2024.09.07
퀘스트 설명  (0) 2024.09.03
키 차이  (0) 2024.03.16
엘리디부스, 테미스 대사 백업(수정 덜 함...)  (0) 2024.03.13